축구는 오랜 시간 동안 남성 중심의 스포츠로 여겨졌지만, 최근 수십 년간 여자축구는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왔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여자 국가대표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각국의 여자축구 리그도 점점 더 체계화되고 경쟁력 있는 방향으로 성장 중이다. 본 글에서는 세계 주요 여자축구 리그들의 역사, 구성, 특징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미국 - 내셔널 위민스 사커리그(NWSL)
미국의 내셔널 위민스 사커리그(National Women's Soccer League, NWSL)는 2013년에 출범한 미국의 여자축구 1부 리그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경쟁력 있는 여자 리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WUSA(2001~2003), WPS(2009~2011) 등 여러 리그가 실패한 뒤, 미국축구협회와 캐나다, 멕시코 축구협회의 지원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NWSL은 아메리칸 스포츠 시스템답게 승강제가 없는 프랜차이즈 기반으로 운영되며, 대표적인 팀으로는 포틀랜드 손스, 올레인 FC, 시카고 레드스타스 등이 있다. 수많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이 리그에서 활약 중이며, NWSL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대학 선수들이 진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2. 잉글랜드 - 위민스 슈퍼리그(WSL)
잉글랜드의 위민스 슈퍼리그(Women's Super League, WSL)는 2011년에 시작되어 2018년부터 프로 리그로 전환되었다. 현재 유럽 내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여자 리그 중 하나로,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남자 프로팀 산하의 여자팀들이 경쟁하고 있다.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목표로 FA가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WSL은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제공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22년 UEFA 여자 유로에서 잉글랜드가 우승하면서 WSL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했다.
3. 프랑스 - 디비지옹 1 페미닌(D1 Féminine)
프랑스의 D1 페미닌은 1974년 창설되어 유럽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여자 리그 중 하나다. 올랭피크 리옹과 파리 생제르맹(PSG)의 경쟁이 치열하며, 특히 리옹은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수의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리옹은 여자축구 클럽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스쿼드와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축 선수들도 대부분 이 리그 소속이다. 기술력과 전술적 완성도가 높은 리그로 평가받는다.
4. 독일 - 프라우엔-분데스리가(Frauen-Bundesliga)
독일의 프라우엔-분데스리가는 1990년에 시작되었으며, 유럽에서 여자축구의 발전을 이끈 대표적인 리그다. VfL 볼프스부르크와 바이에른 뮌헨이 대표적인 강팀이며, 독일 여자 대표팀이 세계 최정상의 전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리그의 수준 높은 경기력이 큰 역할을 했다.
유소년 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있어 지속적으로 인재가 배출되고 있으며, 기술과 피지컬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리그 특성이 있다. UEFA 대항전에서도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으며, 리그 평균 관중 수 증가와 함께 인프라 측면도 개선되고 있다.
5. 일본 - WE 리그 (Women Empowerment League)
일본은 2021년에 WE 리그(Women Empowerment League)를 출범시켰다. 이는 일본 최초의 여자축구 프로리그로, 기존 나데시코 리그는 세미프로 구조였다. 일본축구협회는 ‘여성의 자립과 사회참여’라는 비전을 담아 WE 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자축구 전용구장과 미디어 노출 확대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 여자축구는 2011년 FIFA 여자 월드컵 우승을 계기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기술력과 조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WE 리그는 여성 팬 기반 확대와 지역 밀착형 운영으로 성장 중이다.
6. 대한민국 - WK리그
한국의 WK리그는 2009년 창설된 여자축구 실업리그로, 현재 8개 팀이 참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으로는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 수원 FC 위민, 경주한수원 등이 있으며, 현대제철은 다년간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축구 최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여자축구는 아직 프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점차 기업의 투자와 관중 유입이 증가하면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여자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진출과 WK리그의 기량 향상이 맞물려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 기타 국가들의 리그
- 스페인: 프리메라 디비시온 페메니나(리가 F)는 FC 바르셀로나 페메니와 레알 마드리드 페메니가 활약 중이며, 최근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브라질: 캄페오나투 브라질레이로 페메니노는 전통적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하며, 브라질 여자대표팀의 근간이다.
- 호주: A리그 위민(A-League Women)은 남반구 시즌에 맞춰 운영되며, 미국 NWSL과 선수 교류가 활발하다.
- 중국: 중국 여자슈퍼리그(CWSL)는 예산과 조직력은 갖췄으나 관중 동원과 성적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8. 결론 및 전망
여자축구는 이제 더 이상 마이너 스포츠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여자축구 리그가 성장하고 있으며, 미디어의 관심, 기업의 후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특히 FIFA와 UEFA, AFC 등의 국제축구단체들도 여자축구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학교 및 지역 단위의 유소년 여자축구 육성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여자’ 축구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축구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